봄이 불현듯 떠날 채비를 합니다.
벌써 말이지요.
콧등을 간지럽히는 바람결에 아련하게 스치는 몇몇 사람이 있습니다.
시간은 지나갑니다.
기억은 지워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한껏 추억과 기억을 난무하며 오만방자했던 지난 날이 안타깝습니다.
떠나려 합니다.
이 곳은 제 생에 가장 순수했던 열정이 달군 다락방 입니다.
저의 청춘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평생을 청춘 처럼 살아갈 테니까요.
그러나 이 작은 다락방과는 '안녕'을 고할까 합니다.
끊일 듯 끊이지 않았던 질긴 인연이 있었습니다.
보내지 못한 편지 함의 주인공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 질긴 인연도,
계절 마다 가슴을 치고 스쳐간 몇몇 사람들에 대한 기억도,
이 다락방에 켜켜히 먼지를 껴안고 그렇게 잠이 들 것입니다.
앞으로도 다르지 않겠지요.
내가 살아가고 내가 사랑하는 방법들과 모습들은.
저는 진실하게 살아가도록 노력할 겁니다.
사람에게 만큼은 그 어떤 티끌도 없이 최선을 다 하겠지요.
이 곳을 종종 들러준 당신도 부디 그러길 바랍니다.
안녕.
그리고 또 안녕.
by 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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